원화 드로잉이 자리한 작업실 벽 풍경. 

‌'누가 책을 끝에서부터 읽어'. < Nothing is Forever >의 가사 중 한 구절로, 이 한 문장에 생각이 멈추는 순간 모든 오브젝트가 탄생했다. 아티스트 용준형의 첫 솔로 앨범 < Flower >의 서문을 여는 트랙으로 그의 음악적 흐름 전체에서 지니는 이 곡의 브릿지 역할에 대한 관념 또한 고려 요소가 됐다. 이 곡을 쓸 당시 아티스트의 모습, '책을 거꾸로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당시에 예측하지 못했던 현재까지의 역사들 중 특히 < 르 포엠 >의 범위에 해당하는 일들, 아티스트의 음악적 재능을 상징화한다면 어떨 것인가. 그 모든 것이 아티스트 용준형인, 그런 그림 한 장. 그 한 장에 많은 것을 넣되 조화로워야 했다. 다행히 작업은 순조로웠다. 그의 작업을 화폭에 옮길 때 늘 물 흐르듯이 펼쳐지는 여느 때처럼.  

‌작업 과정을 촬영하여 슬라이드 영상화 한 짧은 클립. 작업실 벽에 큰 종이를 붙이고 연필 작업을 했다. 작업은 두 세시간 동안 끊는 시간 없이 진행됐다. 

‌위의 그림은 책에 직접 인쇄되는 부분이며, 아티스트의 타투 중 1종의 드로잉이 반투명 종이에 프린틍되어 겹쳐진다.

책에 인쇄된 메인 드로잉 부분.

‌아티스트의 모습이 들어간 메인 드로잉의 얼굴은 < Flower > 앨범 발매 당시 촬영분을 반영했다. 이 시기의 모습을 중심으로 하되, 그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이 곡의 이후 즉 미래 시점의 일들이다. 예로 나비('Butterfly'), 트로피('Good Luck'), 리본('리본(Ribbon)') 등의 오브젝트들이 있다.

상단 부분의 나무는 북유럽 신화에서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세계수', 이그드라실을 의미한다. 용준형이라는 음악가가 세운 세계, 북유럽 신화에서 '음유시인'이 차지하는 특별한 위치를 반영했다.

오른쪽 윗부분의 신비한 숲에 열린 열매들은 '로즈봉' 으로, 비스트 시절의 팬클럽 공식 응원봉이다. 판타지 작품에서 요정에 의해 숲의 나무들이 빛나듯 로즈봉의 불빛이 이 세계의 과실을 이루고 있다.

‌두상의 옆으로 남은 여백은 other side를 위한 것이다. 인쇄된 메인 드로잉 부분만 보면 이 부분이 공백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래를 채우기 위한 상징성을 가진다. 최종 인쇄분에서 이 여백 부분에 '누가 책을 끝에서부터 읽어' 텍스트가 뒤집힌 채 인쇄되어 있다.

‌한 편, 이 그림의 위로 덮이는 반투명 지의 도안은 아티스트의 타투 중 하나를 모티브로 그린 드로잉이며 정확히는 가슴에 새겨진 부엉이의 날개 부분이다. '날개' 가 가지는 이미지 그대로 아티스트의 무한한 가능성을 반영하기에 이 날개 프린트는 깃의 끝 쪽 부분이 그려져 있지 않다. 프레임 밖으로 나가 있는 부분은 얼마든지 커다랗고 넓을 수 있다. 그것이 아티스트 용준형의 내일을 말한다.

이는 그의 미래에 대한 희망적 설계이므로 옅은 십자를 그려넣어 설계도의 느낌을 가미했다.

‌특기할 점은 부엉이 타투가 그려진 시점 또한 < Nothing is Forever >가 발표된 이후이기 때문에, 이 도안의 겹쳐짐이 하단에 인쇄된 노랫말과 연결성을 가지며 의미를 확장함을 의도한다.

날개 부분은 타투 장비의 특징에 의한 터치감을 반영하도록 잉크펜으로 그려졌다.

‌오른쪽의 그림은 초안이다. 프로토타입이 기반이 됐으나 메인 오브젝트의 종류 외에는 작업 과정에서 여러 의미가 훨씬 확장된 형태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