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rive > 가사 펼침면 전체. 왼쪽 1, 2번 섹션은 책에 직접 인쇄, 3,4번 섹션은 별도 프린팅하여 후가공 시 합치는 과정을 거쳤다. 완성본은 옆으로 길게 펼쳐 보도록 아코디언 구조처럼 접혀져 있다.

‌< Drive >의 가사는 한밤중에 출발하여 동 틀 무렵 끝이 난다. 긴 종이에 그려 낸 한 폭의 풍경화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자는 드라이브를 통해 펼쳐지는 풍경 속 사물들과 시간의 흐름 속 다양한 비유로 헤어진 연인에 대한 상념을 말한다. 현실적인 시간에서는 하룻밤의 드라이브처럼 보이면서, 생각의 출발과 끝에 측정할 수 없는 기나긴 생각의 길이 펼쳐져 있다. 그 마음의 길이 앉혀진 풍경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책의 두 페이지 이상의 폭,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텍스쳐가 필요했다. 

작업은 < Drive >의 시간대와 동일한 한밤중에 진행됐다. 주 재료는 아크릴 물감으로, 완전 불투명부터 투명함까지 워터 베이스로 조절할 수 있는 특성이 이 작업에 적합했다. 물을 전혀 먹이지 않은 붓으로 거칠게 수평선을 긋고, 가장 왼쪽의 짙은 어둠부터 오른쪽 끝의 동이 트는 풍경까지 하늘의 톤을 넓게 생각하며 텍스쳐를 만들었다. 이런 작업에서 붓 보다는 손가락으로 대부분의 터치를 하는 것은 나의 작업 특성이다.

‌이 백그라운드 텍스쳐에 디지털 작업 및 추가 드로잉을 더해 < Drive > 작업이 완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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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ive >는 < Time >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위 영상에서 앨범 전곡의 짧은 티저 사운드와 함께 < Drive >의 일부분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가사가 곧 그림인 작품으로,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곡 전체를 들으며 와이드 포맷에 담은 하늘 톤과 그림의 흐름, 풍경 속 사물을 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