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슬픔을 끌어안는 당신을 위해.
< Dream Girl >의 최종 페이지 삽입 일러스트. 펼침면 2면에 걸친 작업.
< GQ KOREA >와의 2017년 인터뷰에서 용준형은 평소에 느끼는 감정들이 대개 좀 고독하고 우울한 게 많다고 했다. ['낮과 밤 사이' GQ KOREA 인터뷰 바로가기] 창작자로서 고독과 우울을, 가시돋힌 장미를 안듯 품는 아티스트의 내면에 나는 공감 이상의 공통된 정서를 갖고 있다. 내 창작의 기반도 처연함에서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나의 아티스트가 쓰는 가사들은 내겐 외부에서 입력되는 정보라기보다 내면의 중심으로 흡수되어 스며든다. 원래의 나는 용준형의 창작 세계를 만나 더 깊은 고독의 우주가 되었다.
비스트 시절에 만들어진 많은 곡들은 슬픔을 메인 색채로 서정미를 갖고 있다. 그 슬픔의 아름다움을 담은 대표적인 곡 중 하나, < Dream Girl >은 사랑할수록 아프지만 그 가시조차 끌어안는 가슴 아픈 스토리를 말한다. 가사에 담긴 메시지와 컬러를 풀려면 좀 더 상징화 된 오브젝트가 필요했다. '가시' 에서 출발한 이미지는 장미로 연결되고, 이는 향기에 침잠되어 가는 어린왕자의 모티브로 이어졌다.
소년이 잠든 고독의 바다, 우울의 우주는 슬프지만 따뜻하고, 아프지만 다정하다.
그리고 그 하얀 바다는, 아마도 그의 내면에 있으리라.
그 곳에 존재하는 흑백의 섬세한 소묘같은 세계를 손 끝에서 재현하고 싶었다.
중간 텍스쳐 정도의 스케치북에 그려진 스케치. 느낌을 잡으면 한 번에 그려지는, 아티스트와 관련된 다른 작업처럼, 이 그림도 한 번에 수정없이 완성됐다.
(좌) 드로잉만 가사 페이지에 합쳤던 테스트용 가안 출력본이 붙어 있는 작업실 모습. (우) 본편집에서 B안으로 만들었던 것.
최종안은 스케치에 가사 일부를 캘리그라피 작업한 버전으로 진행됐다. 이 사진에선 촬영 여건 상 눈에 띄지 않지만, 몽블랑지 위에서 연필 스케치의 원본 느낌이 잘 살아나도록 인쇄됐다.
아티스트의 노랫말들이 여운이 긴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트워크가 삽입되는 면에서 여백을 유지하는 것을 중시했다.